자전거에 자신이 좀 붙으면서 매일 저녁 30분이라도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저녁을 하는데 에너지를 다 쓰는 날은 못 나가지만
아이들이 저녁을 해주는 날이면 식사 후에 나가서 잠시 자전거를 탄다..
요즘은 주로 주차장에서 그어진 선들을 이용해서 좁은 길에서 턴 하는 연습을 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오신 분이 막대기를 물에 던지니 강아지가 물어 오는 모습도 보고..
저녁에 럭비 연습 하러 나온 사람들도 보고..
구름이 이리 이쁜 모습도 보고..
그런데 저전거 연습을 하고 있는 주차장에 보트를 실은 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트레일러들을 달고 있었기에 주차장은 금세 가득 차고..
카약도 내려지고 보트도 내려지고 아이들도 우르르 모이고..
이날은 캬약이 아니라 보트 연습이었던 모양이다..
주차장에서 턴 연습을 못해서 공원에 나 있는 길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요즘은 산책하는 사람이 있어도 패닉 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고 잘 지나간다..
그것만 해도 많이 발전한 거라는..
공원에 놀이터가 새로 지어진 게 있어 내가 아침이면 가끔 플라잉 폭스도 타고 하는데..
가끔은 장난기 많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길에 나와서 나에게 장난을 건다..
길 양옆으로 서서 경례를 하며 "Well done, Miss"라고 말하며 놀린다..
아이들이 보기에 조그만 자전거를 타는 내가 우스운 것이다..ㅎㅎ
난 상관 안 하고 "Thank you, boys" 하고 지나간다..
자전거에서 손을 떼어 흔들 만큼 아직 잘 타기 못해 그냥 대답만 하고 지나간다는..ㅎㅎ
이곳에서는 항상 자전거를 밀고 지나간다..
아직은 자전거로 높은 곳을 오를 만큼은 아니라서..
그 덕분에 보게 되는 풍경은 감사한 것이다..
내가 자전거를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같이 타면서 넘어지는 모습도 보이고
가끔은 자전거 타면서 든 다리의 멍도 보여주면서
내가 자전거를 배우는 상태이니 내게 자전거를 가르쳐 달라고 말한다..
유치원 아이 중에 휴고라는 중국 아이가 있는데 세발자전거도 내가 가르쳐 줬다..
집에서는 그런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아이 같아서..
부모에게 물으니 게을러서 이런 것은 안 한다고 생떼가 심하다고..
금요일에 자전거를 차에 넣으면 그 순간부터 울면서 안 탄다고..
그래서 매번 머리에 헬멧 쓰는 것부터 거절하곤 했다..
그런데 내가 자전거를 가져와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자전거를 가르쳐 주겠다고 하면서 스스로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 낸다..
샘들에게 비디오를 찍어 달라고 부탁해서 휴고 아빠에게 보여주고 휴고에게도 너무 잘 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고..
유치원에 있는 proud moment photo pocket에 사진을 현상에 넣어주면서 휴가에게 보여주면서 내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한다고 하니 아이가 슬쩍 웃더라..
휴고 아빠에게 보여주고 금요일에 미리 자전거를 차에 넣어두고 타라마라 싸우지 말고 그냥 가져오라고..
그러면 우리가 알아서 태우겠다고..
또 한 아이.. 아리아라는 인도 아이가 있다..
유치원의 다른 반에서 나이가 들어 우리 반으로 넘어오면서
다 같이 타는 자전거 시간에 패닉을 해서 절대 자전거를 안 타겠다고 했다..
무섭다고..
아리아 언니는 BTS를 좋아하고 그 엄마는 한국말을 배우는 중인.. 한국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다..
내가 가끔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춤춘다고 노래를 틀어 달라고 하면 가끔씩 방탄 노래를 틀어준다..
다이너마이트를 틀고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니 아리아가 노래를 따라 해서
어찌 노래를 아느냐 했더니 집에서 언니가 매일 듣는 곡이라 안다고..ㅎㅎ
그 아리아도 두 주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내게 자전거를 가르쳐 줄 테니 넘어지지 말고 잘 타보라고 하면서..ㅎㅎ
몇 바퀴 돌고 힘들다고 쉬는 아이들에겐 턱을 넘을 때 넘어져서
잘 못하니 내가 보고 있을 테니 가르쳐 달라 그러면 신나서 자전거를 더 탄다..
내 자전거 타기 때문에 얻는 이 풍경과
아이들의 자전거 타기의 격려가 참 마음에 든다..
서로 윈윈 하는 상황..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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