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다는 것..

youngran 2014. 11. 17. 18:26

며칠동안 기분이 영 이상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 산다는것이 뭔가 들여다 보게 되더라는..

요즘 연말이 다가와서 그런지 건강이 좀 시원찮고 그러다 보니 유치원 생활조차 시들하다..

뭔가 내게 열정을 되살릴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해서 스튜디오에서 가져온 아이들 진흙공예 작품을 색을 칠하는 일을 같이 하고 

다 완성된 작품을 기대도 해보긴 하지만..

늘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자신이 없다..

그러다 보니 돌아보게 된다..

난 좋은 선생님인가?

왜 이렇게 징징되는 아이들을 견대내기가 힘든지..


아이의 삶의 시작이 참 안스럽고 맘이 쓰이는 아이들이 몇있다..

자폐아라던가..

여러가지 이유로 부모와 같이 살지 못하고 입양되어 살고 있는 아이들..

그런데 정말 이런 아이들 서넛이 함께 하면 30명 정상적이 아이들과 함게 하는것보다 힘들다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별 변화가 보이지 않는 모습..

칭찬하고 사랑으로 돌보아서 여기 유치원에 있는 시간만이라도 참 행복했다 라고 할수 있게 하자..

이게 우리 선생님들 맘인것이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있는 진짜 부모님을 만나고 돌아온 이후의 시간은 우리들에겐 고통이다..


정상적인 돌봄을 받지 못했던 시간속에 아이들이 잠시 다녀오게 되면 전에 하던 패턴이 나타난다..

관심을 받기 위해 울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정말 사람들을 무지 힘들게 한다..

정말 그래야만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보여졌던 정말 아이에게는 고통같은 시간을 다녀왔겠지만..

그래서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해도 자기 자신으로서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여전히 사랑 받는다고 인식하고픈 것은 알겠지만..

정말 알겠지만..

무턱대고 고함을 지르거나 아이들과 아무 이유없이 싸우거나 어떤 일에도 싫어를 반복하는 아이들 3명이 같이 뛰고 싸우고 하면 

선생님 모두가 지친다..


그렇게 비오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길에 데이지를 보러가자 그랬다..

사진은 작년 사진인데..

정말 비슷한 모습이라..

사실 오늘은 바람 불고 흐렸지만..

이 모습속을 잠시 거닐다 왔다..

그곳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같은 사람들이 살다가 간 흔적이 있다..

엘리자베스도 만나고 엘라도 만나고..

그들은 어떤 생을 살았을까 잠시 무덤옆에서 꽃을 들여다 보며 가신 이를 엄니인냥 들여다 봤다..

엄미가 옆에 있다면 난 무슨 말을 하고 팠을까?

모르겠다..

지금의 내 생활이 조금더 사랑이 넘치고 좀더 넓은 맘으로 지혜롭게 산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생각하기도 했었고..

정말 사는게 이게 다 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잠시 바람을 맞으며 묘지를 산책하다가 돌아왔다..

여기 묘지는 한국처럼 스산하게 여겨지지 않는것은 도시속에 같이 공존하기 때문일까?


저녁을 먹고 내가 시작한것은 진흙으로 커피잔 두개를 만들었다..

스푼도. 접시도..식탁위에 놓을 냅킨 홀더도 만들었다는..

그림은 비슷한 테마로 해서..

남은 진흙으로는 바람에 흔들리면 소리가 날것같은 풍경도 하나 만들었다..

두시간 손작업을 하고 났더니 사실 맘이 좀 편해지긴 했는데..

막내도 함게 하고 싶어하다가..내일 제출해야하는 에세이 숙제때문에 그냥 내려갔다..

아..

집에서 진흙 작업을 하면 아이가 같이 하고 싶어하는구나..

아무리 같이 스투디오 가자 그래도 싫다더니..ㅎㅎ

다음주에 스튜디오에 아이들이 색을 칠해 놓은 작품들 들고 가면서 진흙 한봉지 더 사와야겠다 싶었다..

주말엔 지완이와 태이주도 불러 같이 하면 더 좋겠다 싶었다..


비포 선셋 영화에서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란것을 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셀린느는 그림을 더 그리고 싶고..

기타를 더 치고 싶고..

중국어를 배우고 싶고.,.

노래를 더 만들고 싶다 그랬다..그런것을 못하고 갈까봐 두렵다고 했다..

 

정말 내가 아는 어느시간에 내가 죽는다는걸 안다면..

그시간 전에 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참 할줄 아는것도 별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만나고 갈까?

난 이렇게 일상을 유지해 나가는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줄 다시 깨닫게 될것 같은데..

그 평범한 일상속에서 손으로 뭘 만드는 작업..

내게 살아 있는 시간을 의미롭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할때마다 뭔가 만들기를 해보자 혼자 맘먹어 본다..

뭐 산다는것이 뭔가 하는 심오한 물음으로 시작해서 그냥 내가 하고픈 몇가지를 더하며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내지..가 결론이 되나니..ㅠ.ㅠ

참 생각이 짧은 내가 아쉽다..


섹션 티비를 보는데 최민수는 10년뒤의 자기가 기대 된다고 했다..

더욱 많은 삶의 이야기로 가득차 있을 10년후를 기대한다고..

나의 10년뒤는 정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오늘과는 좀 달랐으면 하고 바래본다..

좀더 깊은 생각을 하고 좀더 많은 경험을 하고..

좀더 멋진 선생님이 되어있고..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