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에게 아름다운 이름 섭이..

youngran 2010. 2. 3. 16:35

내겐 섭이란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이가 세명있다..

첫째..정평섭..

고등학교 교사 시절에 참 이뻐했던 아이 이름이다..

키는 185 정도 되는 장신에 섬에서 사는 부모 밑에서 동생 4명을 돌보며 사는 착한 아이..

어느 해 여름 선생님들끼리 휴가를 갔었나보다..

주로 남선생님들 낚시를 위해..

그러다 난 일학년에 섭이란 아이가 있는줄 처음알았다..

착해서 눈에 거의 뜨이지 않았고..

육상선수라 오전 수업만 하고 나갔으니..

선생님들 따라 배타고 나와서 새우도 끼워주고..잡은 고기 회도 잘떠주던 말이 없던 아이는 참 수줍은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삼학년 까지 알고 지내던 아이..

어느해 겨울 참 죽고 싶을만큼 힘든 시간에 내게도 있었다..

크리스마스에 일직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고 섬으로 내려갔다..

첫 배를 타고 갈때 그 마음이란..

난 세상사람으로 부터 없어지고 싶었다..

어느 누구도 날 알아보지 않는 그런곳에 있고 싶었지만 그건 힘들었고..

내 맘을 보이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놓아두고 오고 픈 그섬으로 발길을..

한잠도 자지 못하고 섬에 도착한 나..

그저 좀 눕고 싶었었다..

너무 추웠던 관계로..

따뜻한 아랫목에 누우니 몸이 녹아 들더란..

얼마나 잔줄 모르게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두시경..

내 머리맡에 밥상 하나 하고 동생이 오도마니 앉아있었다..

선생님 깨어 날때까지 지키고 있어라 그래서 이리 앉아있다고..

형은?

상여메러 나갔는데요..

가보자..

그렇게 상여가 나가는 모습을 저 멀리서 보았다..

죽고 싶은 마음으로 갔던 섬에서 상여가 나가다니..

그것도 섭이가 메고 나가다니..

내 맘을 안듯이 동생 시켜 날 지키게 했던 섭이가 따듯했다..

사가지고 간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도 늦게사나누어주고..

아이가 돌아온 오후엔 아이따라 산에 나무 하러 나갔었다..

조그만 야산이 있었던 기억이..

밤에는 아이들 모두 모여 이불에 발 넣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방은 지글 거리며 끓고..그 아궁이에선 군고구마 익어가고..

내 힘든 시간에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수놓았던 그 시간을 난 기억한다..

그러다 고등학교 삼학년 졸업을 하고..

채육대학게 가도록 공부를 좀 시키고 했지만 너무 공부랑은 담을 쌓은 아이라

섭이는 대학을 못가고 기술공으로 빠졌다..

졸업식 날 섭이 엄니 미역 한보따리 머리에 지고 오셨었다..

그 동안 돌봐줘서 고마웠다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

 

내 로토 김기섭..

기섭이는 내 친구의 제자이다..

그러다 기섭이 뉴질랜드에 워킹 홀리데이를 오면서 나랑 친해졌다..

친구집에서 일을 하도록 주선을 해주었지만..

한국사람 집에서 영어는 전혀 못쓰고 그 고된 노동생활만 4개월을 하고는 그만 손들었다..

그런 섭이가 한국에 가기전에 몇주를 우리 집에서 지냈다..

오클랜드 구경도 시켜주고 많은걸 같이 했었다..

아이가 얼마나 착하고 싹싹한지 까다로운 시엄니 마음에도 쏙들었었다..

그러다 내가 3년전에 한국을 갔을때 지 여자 친구도 대동해서 날 만나러 와준 기섭이..

한국서 내 생활이 좀 편해 지라고 어디서 핸드폰도 마련해 주고..

사진기도 빌려주고 그래서 3주 한국생활이 무지 편하고 좋았었다..

언제나 반가운 목소리..

한국을 오고 싶을땐 언제든지 말하란다..

자기가 로토 기섬이라고..

그저 말만하란다..

아직 제대로 직장이 없이 그저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 그아이에게 내가 뭘 부탁하긴 어려은 마음이다..

그래도  섭이 마음만은 내게 무지 귀하다..

 

아름다운 남자 소지섭..

내가 그를 알게 된것은 미사란 드라마를 보고 난 이후이다..

그가 내게 특별한 사람이 된것은..하하하

우스운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샤샤가 지섭을 좋아하기 시작하고 부터다..

아이들에게 난 좀 아는것이 부족한..

뭐 아빠나 할머니 모두 교사여서 다른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모든방면에서 너무 박식들 하다..

그래서 난 아이들 숙제도 다 못보아 주는 그런 엄마였다..

그러다 미사를 보는 도중 샤샤가 그런다..

엄마 나도 한글 다시 배워줘..

나도 감자 고구마 정도는 아직 쓸줄 알거든..

그래서 샤샤의 지섭이 사랑..한국사랑..더불어 엄마 사랑이 시작된것이다..

지섭이 같이 멋진 남자가 남자친구였음 좋겠단 생각에 좀 뚱뚱하던 몸매를 부수고 아주 날씬한 아가씨로 변신을 했다..

몰론 무지 노력해서 얻은 결과지만..

이제 한국말도 유창까지는 아니라도 나랑 대화가 통할 정도는 한다..

샤샤와 내게 한국말은 비밀 코드가 되었다..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무엇을 말할때 우리는 은밀히 한국말을 한다..

샤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난 이후부터 샤샤에게 엄마도 뭔가를 아는 존재로 등장했지 싶다..

요즘은 내게 너무 잘한다..

밥 하는것도 많이 도와주고..내가 시키는 것이면 무지 잘하는 착한 십대가 되었다..

날씬하게 보이는데 아직도 더 날씬하고픈 그 마음이야 나도 어쩌지 못하고 있지만..하하하

 

내게 아름다운 이름의 섭이를 기억하는 오늘..

날은 그다지 덥지 않고..

바람 살랑거리며 불고..

이런 기억만으로도 행복할수 잇는 내가 좋기 때문이다..